어린 시절부터 체하기를 잘했다.
무엇이든 먹고나면 잘 체해서
약을 먹기도 하고
아버지가 등을 밟아주시기도 하고
손을 따기도 하고
병원에 가기고 하고.
여태까지 심심하면 찾아 오는 쳇기와 함게 살아 왔다.
밀어내개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그런데 얼마전 췌장염이란 놈을 만나서
치료를 받은 후에는 체하는 것이 뜸해졌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아하! 이 놈이 내 쳇기의 원인이었구나.
원인을 찾아내기 어려운 심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체적인 원인이 내 몸 속에 있었구나 하는 것에서 안도감을 느꼈었다.
한 두 달 뜸하던 쳇기가 며칠전부터 다시 찾아왔다.
그런데 느낌이 다르다.
과거의 쳇기가 명치끝에 큰 돌덩이 하나가 들어 앉아 있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 찾아 온 쳇기는
내 몸의 내장들이, 아니 명치 끝에 존재하는 내장( 식도일러나?)이
한 순간 작동을 멈추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작동할 힘을 잃었거나
아니면 파업으로
움직임을 멈추었다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다시 작동을 시작하지만
그 힘이 달리는 느낌.
그리고 그 멈춤과 움직임이 반복되는 느낌.
이게 뭘까?
이 변화는 뭘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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