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기 어린 시절부터 체하기를 잘했다. 무엇이든 먹고나면 잘 체해서 약을 먹기도 하고 아버지가 등을 밟아주시기도 하고 손을 따기도 하고 병원에 가기고 하고. 여태까지 심심하면 찾아 오는 쳇기와 함게 살아 왔다. 밀어내개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그런데 얼마전 췌장염이란 놈을 만나서 .. 일상적 이야기 2012.06.10
요시모토 바나나 / 그녀에 대하여 청소를 하다가 딸아이의 책상에서 요시모토 바나나의 '그녀에 대하여'라는 책을 발견했다. 그의 책이 늘상 그렇듯이 크기와 부피가 가벼워 손에 들었다. 내용마저 가벼웠으면 하고 생각하면서. 그러나 늘상 그렇듯이 책이 작다고 해서 내용이 가벼운 것은 아니었다. 일본 소설들에서 느.. 책에서 얻은 생각 2012.06.10
꽃섬 여성들이 스스로를 그리고 서로를 치유하는 공간 10대, 20대, 30대, 각 연령대의 세 여자가 저마다 커다란 상처를 안고 먼길을 거쳐 찾아가는 곳. 꽃섬 캐묻지 않고, 서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그리하여 서로에게, 소중히 가슴에 품고 다니던 오르골이나 날개가 된 사람들. 꽃섬의 .. 영화를 보고 2012.06.09
학교폭력 혹은 교육에 대한 단상 학교 폭력이 문제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해법도 각양각색이다. 미디어에 어지러이 돌아다니는 학교폭력에 대한 논의들을 보면서 뭔가 잘못된 기초에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그로 인한 답답함도.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삶의 제일 목표라고 온몸으로 가르.. 상담소에서 2012.06.08
덴동어미전 박정애 작가의 책이다. 오랫만에 보는. 처음 에덴의 서쪽으로 담박에 좋아하게 되었던 작가이다.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는 바로 주문을 했다. 여성의 삶을 그려내면서, 고통받는 여성들에 대한 따뜻함과 웃음을 잃지 않는, 그리고 여성들 간의 소박한 연대 혹은 자매애를 보여주는 그.. 책에서 얻은 생각 2012.06.08
노인성폭력,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거창에서 홀로 농사를 짓고 살던 62살 김 모 할머니.지난 2010년, 집에 침입한 50대 일용직 노동자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범인은 범행 다음날 김 할머니를 또 찾아갔습니다.자식들에게 부끄러워서라도, 신고를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겁니다.고민하던 할머니는 사건 발생 1년 만에 용기를.. 상담소에서 2012.06.08
남쪽 바다 무엇이 그리 급하였을까 남쪽 바다로 가는 길이 무에 그리 급해 산을 몇 개나 뚫어 그 길을 달려갔을까. 내달리는 나에게 몸을 상하면서 길을 내준 남도의 산들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숨 가쁘게 달려 가 만난 바다는 그렇게 허겁지겁 만난 미래는 시퍼런 색이었다. 삶의 갈피에서 삐.. 끄적임 2012.06.03
병원에서3 나름대로 소리는 날만큼 조율이 되어 있던 현이 몇 개 툭하고 끊어졌다. 나이탓인가 현을 빨리 갈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저 끊어진 현을 망연히 바라볼 뿐 슬며시 만져보는 현의 잘라진 끄트머리 오그라든 플라스틱 끄트머리가 송곳처럼 손을 찌르고 아직도 흘릴 피가 남았던 가슴인가 .. 끄적임 2012.06.03
병원에서2 고개를 넘는 것이 인생이라고 타박타박 앞만 보고 걷다가 돌부리에 걸렸다. 넘어진 김에 풀 섶에 누웠더니 하늘이 파랗다. 파란 하늘에 눈을 주니 일어날 힘이 온 몸으로 한꺼번에 빠져나가 버렸다. 그 자리에 얼마나 머물러야 할지 모른다. 고개를 넘기 전에 보아야 할 나무가 있었을까 .. 끄적임 2012.06.03
병원에서1 가장 원시적인 시간 고통도 배고픔도 잠의 부족도 날 것으로 온 몸을 휘돌아 나가는 시간 손톱 거스르미까지 최소한의 잉여도 다 떨어져 나가고 그저 알몸뚱이로 고통을 배고픔을 수면부족을 관통시키는 언젠가 머물렀던 적이 있는 그 시간. 끄적임 2012.06.03